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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레일 단편선 - 의왕

작가 IP: *.223.11.229
409 0 3
목요일 오전, 진수는 지금 신창행 코레일 전동차를 타고 있다
진수는 온양온천을 향해 노년을 즐기는 노인네들이 썩 보기 좋지 않아 불쾌한 마음이 들었지만, 이내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입교 시험 볼때부터 눈여겨 본 여자애 번호를 저번주에 땄기 때문이다. 이미 혼자서 결혼 및 자녀계획까지 머리속에 마련해 놨다. 그 원대한 계획에서 비록 작은 발걸음이지만 한발 나아갔다는 생각에 진수는 기분이 좋았다.
어제밤 용기내서 그 여자애에게 카톡을 하나 날려봤는데 설마 읽었을까 확인해본다. 1 오늘따라 그 작은 1이 큰일로 다가온다. 에이 아침이라 피곤해서 아직 안읽었겠지. 진수는 자기위안을 한다. 혹 그애가 아직 일어나지 않은게 아닐까 각종 기우를 펼치다 보니 어느새 진수가 탄 열차는 의왕역에 진입했다.

진수는 의왕역 1번출구 아침공기...가 참 상쾌하다는 생각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지잡대 스멜의 향기. 의왕역 앞거리는 그의 모교의 풍경과 너무 닮았다.

죽마고우 PMP와 교실 한구석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진수는 여자 술 담배로 유명한 전통의 65지는 학교 출신이다. 물론 그의 수능 등급도 655 역시 65지는 성적이기 때문에 서울에서 울며겨자먹기로 내려왔다. 그래도 진수는 충청도 촌놈이 아닌 오리지날 서울출신. 자부심이 넘쳤다. 이왕 지잡대에 왔으니 대학생활이라도 즐겁게 보내자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진수는 학교 별명에 여자가 들어가는게 꽤 마음에 들었다. 고딩시절 유독 65G는 영상으로 별을 뿌려댔던 진수였기에 기대가 더 컸으리라. 하지만 불행하게도 진수의 대학생활엔 ㅇ은 없었고 ㅅㄷ만 한몸처럼 따라다녔다.

모교의 향기를 듬뿍 담고 있는 의왕의 아침이 기분이 좋아 진수는 코레일 인재개발원으로 경쾌하게 걷는다. 의왕거리는 볼때마다 시골 같아서 근처에서 자취하는 동기들에게 측은지심을 느끼는 진수였다. 매일 통학하기 힘들지만 서울시민이라면 응당 해야 하는 것이라 자취하는 지방출신들과 다르다는 근거없는 자부심으로 충만했다.
그렇게 진수는 힘차게 나아갔다. 카톡의 1은 여전히 굳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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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무 (IP: *.7.50.204)
제 점수는요. 별 세개반 (5개만점)
07:49
17.07.20.
ㅋㅋ (IP: *.33.164.204)
딱봐도 모쏠 작가네ㅋㅋ
09:46
17.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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